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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삶
카테고리다문화가족
작성자다울림 아이피1.227.132.160
작성일11-12-22 10:40 조회수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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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삶

 

 

 

공주시 지역통신원 허 정 자

 

 

 

한국생활을 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자상한 남편의 목소리에 푹~ 빠진 25세 때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면 우습기도 하다.

 

나는 한국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후회를 해본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마도 내게 잘 해주는 시댁 어른들과 나를 잘 이해해주고, 자녀양육은 물론 보이지 않는 가사일도 많이 도와주는 든든한 남편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내가 직장생활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것도 남편의 믿음과 도움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결혼이민자로서 센터를 꾸준히 이용하다보니 좋은 일도 생겼다. 작년 5월 서울외국어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중국어 통번역시험에 합격했고, 현재는 공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초기입국 결혼이민자들의 의사소통 지원과 번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홍보하기도 한다.

 

센터에서 일하는 동안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센터 선생님들께 관심・배려・존중・인내이해하는 모습 등 이외에도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가 있어서 내게는 정말 소중한 직장이기도 하다.

 

어떤 때에는 중국 결혼이민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결혼이민자들의 반가운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한다. “언니, 바쁘실텐데, 귀한 시간을 빼앗아 죄송스럽고 매우 고마워요.^^” “아뇨, 별말씀을요. 서로 모국에 대한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아이들 양육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제가 더 기쁜걸요.^^”그녀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녀들은 마음속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온 데 간 데 사라져버려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나는 선배로서, 자녀양육 문제에 대해 아이를 키우는 후배들에게 9세, 6세 된 두 딸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첫 아이를 임신하였을 때, 나는 유구읍에서 살았다. 똑똑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해야 되고 어떤 것들을 피해야 하는지 나는 잘 모르고 있었다. 남편은 매일 회사에 출근하고 나만 매일 집에 혼자 남아 하루하루를 매우 외로이 보냈었다. 다행히 주위 선배 중국 언니들의 소개로 보건소를 이용하게 되었다. 나는 보건소에 가서 임산부 검진도 받고, 태교도 열심히 하면서 보건소의 임산부 및 육아에 관련된 책, 비디오들을 빌려 보게 되었다. 나는 즐거운 임신생활을 도와준 선배언니들에 대한 그때의 고마웠던 마음을 잊지 않고 지금까지 연락하며 살고 있다.

 

큰 아이를 임신했을 때, 국민도서에 가서 <백설 공주>라는 명작동화책을 사서 매일 뱃속의 아기에게 감정을 살려 열심히 읽어주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큰 딸은 공주에 관한 동화책만 좋아하고 있다.

 

학교 도서실에서 매일 책을 빌려올 뿐만 아니라, 다문화센터의 만화책, 주말엔 웅진도서관에 가서 공주에 대한 만화책들을 빌려와 밤늦게까지 책을 본다. 집에서 우리는 큰 아이를 <독서 왕>이라 부르고, 학교에서도 독서 왕 1급상을 받기도 했다. ^^책을 즐겨 읽어서 좋긴 하지만 나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기를 원하는데 내 생각대로 되기란 쉽지 않다.

 

아이를 키우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은 아이들에 대한 교육정보가 부족하고 한국의 양육방법에 대해 잘 몰라서 어려웠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후배들은, 다문화센터의 자조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자연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육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좋은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어린이집, 유치원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이 아주 많다. 처음에 나는 맞벌이인 관계로 첫 아이를 개인이 운영하는 놀이방에 맡겼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아이가 놀이방에 다닌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침에 놀이방에 보낼 때가 되면 늘 울음으로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집에 와서 파리채를 들더니 나한테“맴매, 맴매!”라고 하였다. 그 순간, 물론 아이가 힘들겠지만 나는 아이가 다니고 있는 놀이방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조카딸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 대해 알아보고, 직접 원장님을 만나서 문의를 해본 후 유치원을 다시 선택하게 되었다. 아이는 처음에 적응할 때만 울고, 점점 유치원에 가는 것을 즐거워하였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유치원은 비싼 교육비를 내고 보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을 보낸 다문화가정아이들의 보육료는 100% 전액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유치원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공주센터에서는 충남다문화 명예홍보대사, 다문화 강사, 충남역사박물관의 외국어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공주박물관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풍선아트봉사 등 참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충남다울림 지역통신원으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적어 볼까 한다.

 

1. 내가 통신원으로 활동을 한다고 하자, 센터 선생님들이 “선생님의 글 쓰는 실력을 보니 프로가 다 되셨네요.”라고 한다. 물론 글의 첫 시작을 쓸 때에는 어떻게 써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지만 쓴 후에 다시 읽어보면 나름대로 매우 뿌듯함을 느낀다.

 

2. 우리 지역의 소식을 알림으로써 내가 살고 있는 <백제고도의 공주> 지역에 대해 자연히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역의 일원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으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보다 더 사랑하게 되었다.

 

3. 기자 활동을 하면서 센터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 이민자들의 친구가 되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도 알게 되었고,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자연히 알 수 있게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센터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앞으로 더 많은 결혼이민자들도 나처럼 각자 살고 있는 지역의 소식을 다울림 사이트에 올려서 좋은 정보를 함께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앞으로 충남도가 꼭 해주었으면 하는 사업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1) 현재 한국은 고령화시대로 빨리 다가가고 있고, 저출산 위기국가이자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는 다문화시대를 맞이하였다. 때문에 다문화가정아이들은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2) 충남지역에도 여러 결혼이민자들의 <여성평등권리>를 찾을 수 있는 여성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기관을 설립하여 결혼이주여성들의 역량 강화를 통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형성하여 이민자들의 잠재력을 발굴하기 위한 강화교육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에 자원 봉사를 하면서 한국에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 충남도에서 특히 다문화자녀들의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으면 좋을 것 같다. 다문화가족자녀들의 잠재력, 특기 등을 발굴하여 음, 미, 체, 기타 특기에 적절한 인재 양성교육을 지원하는 교육센터가 생긴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이 바로 한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잘 교육시킨다면 한국사회에도 큰 이바지를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나와 같은 모든 결혼이주여성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서 자기계발에 노력을 하면 좋은 기회가 곧 우리 이민자들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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